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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시선 적시기] 로또를 찢어버리고 - 최양수 시인

4everLove 2016. 6. 28. 10:02


기사 원본 : http://pluswater.cafe24.com/2016/06/28/%eb%a7%88%eb%a5%b8-%ec%8b%9c%ec%84%a0-%ec%a0%81%ec%8b%9c%ea%b8%b0-%eb%a1%9c%eb%98%90%eb%a5%bc-%ec%b0%a2%ec%96%b4%eb%b2%84%eb%a6%ac%ea%b3%a0-%ec%b5%9c%ec%96%91%ec%88%98-%ec%8b%9c%ec%9d%b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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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시선 적시기] 로또를 찢어버리고 - 최양수 시인


 
 
 


로또를 찢어버리고 - 최양수 시인

 

요란하게 울고 있는 알람시계에 놀라 아침이 시작된다

누워있었던 이부자리를 돌돌 말아서 방의 구석으로 밀어놓고

비틀거리며 잠옷 차림으로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면

온 세상은 누렇게 변해 있다

기지개를 펴고 크게 숨을 들어 마시면 공기가 상쾌하게 느껴진다

주인집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마당에 얌전히 놓여 있는 조간신문을 몰래 들고

다시 집으로 들어가려고 현관문을 당기면

자동으로 잠겨져 버려 들어갈 수가 없다

도어락시스템의 커버를 열고 여섯 개의 숫자를 눌러보지만

비밀번호가 일치하지 않아 집 밖에서 서성거린다

나는 입 안에 쌓여버린 모래를 모아 새롭게 집을 만들어본다


최양수 시인|remicom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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