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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학설] 까치 까치 설날은~

4everLove 2016. 2. 16. 11:24


기사 원본 : http://pluswater.cafe24.com/2016/02/16/%ec%83%9b%ea%b0%95%ed%95%99%ec%84%a4-%ea%b9%8c%ec%b9%98-%ea%b9%8c%ec%b9%98-%ec%84%a4%eb%82%a0%ec%9d%80%ef%bd%9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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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학설] 까치 까치 설날은~


 
 



 

[레미컴미디어=정노천 컬럼니스트]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 이래요

 

윤극영이 1924년 발표한 동요 설날이란 노래가사다. 오래된 노래지만 왜 지금의 까치 까치 설날로 만들어진 원인이 맞지 않는다. 아이들은 설날 하루 전을 까치설날이라 부른다. 옛 말로는 아찬 셜이라 하는데 아찬작은이란 뜻이다.

 

아치 아치 설날은 어저께고요라고 불러야 했던 노래가 어느덧 세월이 흐르면서 음운변화를 거치고 까치저고리를 입고 그네 타던 형상이 맞아들면서 발음하기 좋은 까치 까치설날로 난데없이 가사가 변한 듯하다.

 

설 하루 전을 작은 설이라고 우리는 말한다. 그것이 아츤이고 아츤아치가 되면서 노래할 당시엔 까치로 가사가 변경된 듯하다.

 

설은 일 년을 생활 단위로 살아야 하는 농민들 삶의 기점이었다. 아울러 조상 숭배 사상과 효 사상에 뿌리를 두고 먼저 간 조상신과 살아 있는 자손이 함께 즐기는 신성한 기간이었다.

 

또 설은 새로운 한해의 시작인 봄, 신춘을 맞이하기 위해 인간이 얼마나 조심하고 근신해야 하는가를 일깨워주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옛 세시기들이 설날을 신일(愼日)이라고 표현한 것도 다가올 한해의 새로움을 기반으로 하는 낯섦에 대한 경계의 의미를 담고 있다.

 

겨우내 땅속에 침잠해 있던 생명들이 새롭게 살아나오려고 몸부림치는 한해의 첫 시작이 되는 것이다. 몸부림치는 생명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준비하는 자는 조심스러워야 한다. 자칫하면 동티가 나거나 부정을 타서 죽어버리기 일쑤다.

 

생명을 경건히 받아들일 자세로 새롭게 맞이할 만반의 준비를 기해야 한다는 말이다.

 

어원을 보면 새롭다의 ''로서 음운변화를 했다는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새로운 것은 또 생명 탄생과도 연관 된다. 새익다의 옛말인 삼기다에서 시작되는 초성의 의미를 음미할 필요가 있다.

 

또는 설날을 가리키는 한자어는 무척 많다. ‘정초(正初), 세수(歲首), 세시(歲時), 세초(歲初), 신정, 연두(年頭), 연수(年首), 연시(年始)’ 등이 있다. ‘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다.

 

먼저 한 살 나이를 더 먹는에서 왔다고 하는 것이다. ‘로 된 것을 머리()’마리에서 왔다는 사실을 근거로 유추하고 있다. 장이 선다와 같은 선다에서 왔다는 설도 있고, 제대로 익지 않아 설다’, ‘낯설다’, 설어둠(해가 진 뒤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은 어둑어둑한 때)에서 왔다는 견해도 있다.

 

삼가다또는 조심하여 가만히 있다는 뜻의 옛 말 섧다에서 왔다는 견해도 있다.

 

어원은 여러 가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로 새해 새날이 시작된다는 의미를 되새길 수 있고 몸가짐에 그릇됨이 없도록 조심하는 날이라는 뜻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한 해의 마지막 무렵을 흔히 세밑, 세모(歲暮)라고 하는데 특히 설날의 전날인 섣달그믐을 그렇게도 부른다.

 

일설에는 동지를 작은설로 치는 경우도 있다. 동지는 1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태양의 힘이 가장 약화된 날이다.

 

하지만 그 다음 날부터 낮이 조금씩 길어지므로 아마도 1년의 출발 기준으로 생각하여 작은 설로 삼았던 듯싶다. 해가 차츰 길어지는 자연의 섭리인 설날, 즉 동지가 작은 설이고 다음날이 설날이라 부르는 이론도 있다.

 

이 동지는 우리말로는 작은 설’, 또는 아세설이라 하는데 여기서 아세아세(亞歲)’라고 한자를 쓰고 있다.

 

설을 쇠다란 말을 쓴다. 반절음의 음운현상을 보면 로 음을 약간 바꾸어 -의 관계가 성립된다.

 

아주 옛날에는 발음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설명이 된다. 그것은 표준어와 사투리의 관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점으로도 유추해 볼 수 있다. ‘설을 쇠다의 뜻은 새해를 맞아 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는 날로 나쁜 기운을 쫓아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정노천(시인)
골프저널 외 다수 잡지 편집국장 역임
우리원형연구소 소장


정노천 컬럼니스트|remicom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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