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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본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없음.
[레미컴미디어=양찬국 프로]
보훈병원 중앙홀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 노인 한사람이
직원에게 떠밀리듯 끌리듯 타고 올라가면서 신음소리를 냅니다.
알아듣기 힘든 말인데 직원은 욕을 하지
말라고 하고 앞서 밀리고 끌려가는 노인은 계속 고함(高喊)을 칩니다.
2층에서도 계속
들려옵니다.
보훈병원에 왔습니다.
12시간 금식(禁食)후 또 검사를 받아야한다고
합니다.
재판(裁判)을 받기 전의 죄인처럼
상상(想像)은 근거 없이 불안하기만 한 것은 언제나
마찬가지인데 뒷줄에 앉아 기다리던 고참 환자 한분이 빨리 안 해준다며 욕을 합니다.
아침 일찍부터 기다렸다며
말이죠.
비슷한 심정(心情)의 환자들이지만 동조하지 않는 것은 이곳
보훈병원은 정말 친절하고 자상하거든요.
질서가 잡혀 있는 곳이라는 믿음이
확실합니다.
계속 욕을 하니까 결국에는 남자직원이 와서
제지를 합니다.
“어르신…욕(辱)하지 마세요”
마음처럼 몸이 움직여 주지를 않고 생각처럼
말이 되지도 않고 상대의 말이 잘 들리지 않으니 결국에는 분통이 터진 것이겠지요.
밀려 끌려 나가는 고참(古參)
환자를
봅니다.
180cm
정도의 키에 허우대가
예사롭지 않은 분인데 지금이야 등이 굽고 두발이 뒤틀려서 그렇지 왕년에는 대단하셨을 모습입니다.
반듯하게 눌러 쓴 모자에
약장(略章)이 빛납니다.
그분이 2층에서까지 신음하는 소리가 어째서 들짐승의
포효(咆哮)처럼 서럽게 들릴까요?
젊은 직원이 욕으로 들었다는 고참의 신음
소리가 제 귀에는 울음소리로 들려서 제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팔에 링거를 꽂았거나 코에 호스를 낀 채로
진료실과 복도를 오가는 이들 스스로 걸을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 천만다행이지요.
휠체어를 밀어주는 누군가 있으면 다행이고
말이죠.
가끔은 침대에 실려서 어디론가 움직이는
이들을 다행스럽게 스스로 서서 쳐다보며 등을 바로 져고 가슴을 내밀고 걷기 시작합니다.
이렇게라도 살아 있음을
감사하거든요.
저도 욕을 하면 안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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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싸부
프로필
본명 :
양찬국
1949년 7월 3일 서울생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이스트베이캠퍼스
KPGA
티칭
프로
KBS
SKY GOLF 해설위원
SBS
골프채널
해설위원
SKY72골프클럽 헤드프로
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
겸임교수
USGTF
교육감독관
‘양찬국의 노장불패’
레슨으로
유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