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코뉴스 미디어센터/e-Book Mark

[시를 만지다] 새

4everLove 2015. 1. 8. 18:52

[시를 만지다] 새

 

 


 

1
하늘에 깔아 논
바람의 여울터에서나
속삭이듯 서걱이는
나무의 그늘에서나, 새는
노래한다. 그것이 노래인 줄도 모르면서

 

새는 그것이 사랑인 줄도 모르면서
두 놈이 부리를
서로의 죽지에 파묻고
따스한 체온(體溫)을 나누어 가진다.

 

2
새는 울어
뜻을 만들지 않고.
지어서 교태(嬌態)로
사랑을 가식(假飾)하지 않는다.

 

3
포수는 한 덩이 납으로
그 순수(純粹)를 겨냥하지만
매양 쏘는 것은
피에 젖은 한 마리 상(傷)한 새에 지나지 않는다.
                          - 박남수 시인 [새] 전문 신태양(1959년) -

 

[생각 하나]
새로 표상되는 자연의 생명적 아름다움과 인간의 인위와 파괴성을 대립시켜 시를 노래하고 있다. 자연적 생명의 순수함을 나타내면서 감정을 배제하고 이성과 지성적 태도로 문명에 대한 비판의식을 시인은 말하고 있다.

 

그 순수(純粹)를 겨냥하지만 / 매양 쏘는 것은 피에 젖은 한 마리 상(傷)한 새

 

삶의 순수를 파괴하는 인간의 비정함이 참 날카롭다 못해 순수를 잃어버린 인간의 어리석움 또한 애달프다. 시인은 새를 참 많이 노래했다. 갈매기의 소묘, 신의 쓰레기, 새의 암장 같은.... 은유와 상징을 통해 순수와 비순수를 넘나들었다.

(자료제공=골프타임즈)

사진=문정호 기자

 

레미컴미디어|remicom1@hanmail.net

 

< 저작권자 © 레미컴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