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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꽃뱀 골퍼, 제비 골퍼2

4everLove 2016. 3. 7. 04:29


기사 원본 : http://pluswater.cafe24.com/2016/03/06/%ec%97%b0%ec%9e%ac%ec%86%8c%ec%84%a4-%ea%bd%83%eb%b1%80-%ea%b3%a8%ed%8d%bc-%ec%a0%9c%eb%b9%84-%ea%b3%a8%ed%8d%bc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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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꽃뱀 골퍼, 제비 골퍼2


 
 
 


여심을 향한 사내들의 혹심

 

얼마 후 세 남자가 양복차림으로 들어서며 그녀들을 지도하고 있던 심 프로는 물론 아줌마들과도 큰 소리로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그녀들을 지켜보다가 그들 중 유난히 키가 크고 우람한 체격에 준수한 외모를 갖춘 한 사내가 물었다.

 

오늘 등록하신 분 들인 가 봐요?”

 

박 기자가 흘끗 곁눈질을 했다. 멀찍이 떨어져 자리 한 김 부장은 똑딱이 볼에 재미가 붙었는지 묵묵히 볼을 날려 보냈다. 세 명의 남자들은 탈의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와 자신들의 골프채 가방을 하나씩 들고 흩어졌다. 그런데 준수한 외모의 사내는 박 기자의 뒷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박 기자 앞에는 자신의 포즈를 점검할 수 있는 대형 거울이 자리 잡고 있어 사내의 일거 수 일 투족이 거울 안으로 들어왔다. 명품으로 일컬어지는 골프복과 그의 외모가 무척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박 기자는 거울 속 사내를 점검해 나갔다.

 


골프 연습장이라고 해도 꽤 세련된 포즈와 자연스러운 행동들이 골프를 오랜 시간 동안 해 온 사람 같았다. 이제 그의 직업을 해부 할 차례였다. 세 사람의 차림새로 보아 화이트 칼라인건 분명하고, 점심시간에 잠시 들른 것 같은데 그래도 어느 정도 직책에 있거나 자기 사업을 하는 사람일 것 같았다. 외모에서 풍겨오는 분위기는 금융관련 일을 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늘어 놓다보니 공은 앞쪽으로 날아가지 않고 대각선 방향으로 가거나 사내의 볼이 가야 할 곳에가 부딪쳤다. 그야말로 좌충우돌이었다. 박 기자는 자신의 볼이 사내의 볼을 방해하자 본능적으로 뒤돌아서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사내는 말을 붙일 건수를 발견했다는 듯 냉큼 웃음을 날리며 말했다.

 

처음 할 때는 누구나 그래요. 긴장 푸시고, 볼을 즐기세요. 배우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니죠. 골프는 운전과 같아요. 처음엔 부자연스럽지만 연습하다보면 아주 자연스럽게 돼요. 어느 날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되는 게 골프예요. 한번 쳐 보세요. 제가 뒤에서 봐 드릴께 요.”

 

박 기자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다. 남자의 자상함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심 프로는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김 부장의 폼을 봐 주고 있는 중이었다.

 

책상에 앉았다고 생각하고 공을 보면서너무 힘이 들어 가 있어요. 긴장하지 말고 골프채는 자연스럽게 쥐 세요. 그렇게 힘을 주어 쥐면 나중에 손이 아플 거예요. 자 상체 어깨만 돌려서 하나 둘 셋

사내는 아예 박 기자의 코치로 나선 사람 같았다.

 

이 근처 사세요?”

 

.”

 

골프를 시작한 것은 잘 한 일이예요. 요즘은 모든 모임이 골프장에서 이루어지고 자연에서 행해지는 좋은 운동이거든요. 여자 분들은 몇 명씩 어울려 오시던데 혼자신가요?”

 

아니요. 저도 선배 언니랑 함께 등록 했어요.”

 

그렇군요. 전 저와 같은 일 하는 선후배들과 점심 먹고 잠시 소화나 시킬 겸 들렀는데

 

무슨 일을 하시는데요?”

 

박 기자는 어느새 사내에게 질문까지 해대고 있었다.

 

경제 쪽 일인데, 재미없고 골치 아픈 일을 해요. M&A 들어 보셨죠?”

 

좋은 직업이시네요.”

 

박 기자는 내심 그럼 그렇지 내 눈은 못 속여. 금융이나 M&A라고 속으로 자신의 사람 보는 눈을 은근히 으스댔다. <계속>

 


작가 유현숙(劉賢淑)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 198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띠뱃놀이로 등단, 그해 KBS-TV 드라마 작가 3기로 당선. 15년 동안 신문·잡지기자와 르포라이터로 활동, 잡지에 소설과 동화를 연재. 2003<문학저널> 신인문학상 동화 당선, 현재는 창작 활동과 병행해 사단법인 한국희곡작가협회 부이사장으로 활동 중.

펴낸 책으로는 서울 수첩』 『엄마는 홈닥터』 『봉자의 겨울』 『나무여자(근간)등이 있다.

체 게바라는 저자가 8년간에 걸친 자료 조사와 노력 끝에 소설로는 세계 최초로 1997년 초판을 발행(자음과모음), 우리나라에서 체 게바라 열풍의 진원지가 됐다. 그후 초판본을 수정 보완해서 2004년에 개정판(열매출판사)을 펴냈으며, 체 게바라 사망 40주년을 맞아 2007년에 다시 양장본으로 새롭게 발행했다.


유현숙 작가|ben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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