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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시선 적시기] 사과 사이사이 새 - 최문자 시인

4everLove 2016. 3. 17. 16:10


기사 원본 : http://pluswater.cafe24.com/2016/03/17/%eb%a7%88%eb%a5%b8-%ec%8b%9c%ec%84%a0-%ec%a0%81%ec%8b%9c%ea%b8%b0-%ec%82%ac%ea%b3%bc-%ec%82%ac%ec%9d%b4%ec%82%ac%ec%9d%b4-%ec%83%88-%ec%b5%9c%eb%ac%b8%ec%9e%90-%ec%8b%9c%ec%9d%b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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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시선 적시기] 사과 사이사이 새 - 최문자 시인


 
 
 


사과 사이사이 새 - 최문자 시인

 

나는

사과의 피가 흐르는 사람이었을까

사람의 피가 흐르는 사과였을까

연대조자 알 수 없는

선과 악의 무수한 점들이 찍힌

영혼을 걸친 듯한

계속 사람의 문장을 같이 쓴 흔적이 있는

사과 같은 사람들은 사과 없는 광야를 건넜다

 

사과 옆은 무서운 난간

난간에서 난간으로

누군가가 위험한 높이까지 새처럼 올라간다

날마다 새로 생긴 사과의

틀린 고백 틀린 허기 틀린 반성 틀린 눈물

틀린 틀린 사과의 밥을 보고 있다

죽어라고 틀리게 태어나서

그 누구의 틀린 기쁨을 맛있게 먹여 주던

사과 수프

누군가가

틀린 사과들을 통째로 삼키고 통째로 부서진다

수직으로 수직으로 떨어지는 그 누구의 부서진 어깨뼈

통증이 빛난다


최문자 시인|remicom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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